오늘자 한국일보(12.8)에는 '라 광야'라는 사진전을 여는
박노해 시인에 대한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시인은 90년대 치열했던 삶의 현장에서 중동으로 시야를 돌려
중동 분쟁에 대한 사진을 10년 동안 찍어왔고,
4만장에 달하는 사진을 기본으로 르포 사진전을 준비했다.
시인은 중동의 무장력이 집중되어 있고, 긴장감이 높은 점이 공감되며,
'고통의 동심원'이라는 표현을 썼다.
시인의 감성으로는 정서적 동질성을 느낀 모양이다.
유일한 분단민족인 우리는 중동의 대치 상황을 보면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나,
시선이 간혹 머무르는 것을 외면하기는 힘이 든다.
우리는 아직도 민족이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 즉 6.25전쟁 이후 3세대는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 못한다.
정서적으로도 이미 다른 본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북한의 화폐개혁 이야기가 신문, 방송의 일면을 장식했다.
그러나 실질적 내부 상황은 물물 교환을 통해
생활물자를 조달하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보게 된다.
많이 열려져 있는 상황에서도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지는 못하는 체제의 모순인 듯 싶다.
시인은 중동에서 보았던 아이들의 눈빛과 삶의 절박함을
국경을 넘을 수 없는 언어 대신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쓰고 있다.
'찍어낸다'는 자유로움이 시와 어우러져 또 다른 언어를 탄생시켰을 것이다.
글을 써야 한다 에서 자유롭게 표현 한다로 자아의 확장에 성공한
시인의 언어에 감탄을 보내며, 전시회를 꼭 감상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자유를 지향하며, 개개인의 삶의 문제는
사회의 질적인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근본이 된다.
삶의 자리에서 절박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사로잡을 때가 있다.
기본 생활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또는 더 낳아지고 싶은
급한 마음이 일으키는 착시현상은 때로 오류를 일으키기도 한다.
급하면 체한다.
모든 일은 순리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만, 부지런히 서두르는 시기가 딱 맞았을 때
부지런히 뛴 만큼 좋은 결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오늘은 어떤 비상구를 마주하고 있는가.
삶의 강박관념과 마주하는 그 빛을 만나고 싶은 오늘이다.
- 네이버 [함께 쓰는 글터] 카페(http://cafe.naver.com/east47) 중 '앨리스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