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박노해 사진전 - 나 거기에 그들처럼

 
작성일 : 10-01-13 19:26
슬픈 지구촌, 사진으로 시를 쓰다
 글쓴이 : 평화신문 (202.♡.218.194)
조회 : 2,226  

(평화신문)


"[문화]첫 사진전 '라 광야'전 갖는 박노해 시인"

슬픈 지구촌, 사진으로 시를 쓰다... 중동과 이라크 등 분쟁의 땅에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담아... 10년 작업 전시 내년 1월7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M서


▲ 아울러 그간 쓴 4000여 편 시 가운데 작품을 가려 내년 중 시집을 낼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



   "국경을 넘는 순간 언어의 국경을 넘지 못하는 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오래된 만년필을 쥐고 있던 제 손엔 어느 순간 흑백 필름 카메라가 들려 있었지요. 빛으로 시를 썼습니다."

 「노동의 새벽」의 시인 박노해(가스팔, 52) 시인이 '사진'으로 돌아왔다. 무려 11년 만이다. 1998년 8월 15일 특사로 풀려난 시인은 그간 시민단체 '나눔문화' 결성과 함께 시민운동에 힘을 쏟는 한편 이라크와 레바논, 팔레스타인, 쿠르디스탄, 알 자지라 등지로 건너가 달랑 라이카 M6 카메라 1대를 들고 광야와 사막을 건너고 전쟁터를 누볐다. 출감 후 처음 찾은 유럽에서 쿠르드해방전선(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 구속으로 쿠르드인들의 시위와 분신을 접한 게 '분쟁의 땅' 중동으로 떠난 계기였다.

 '눈물 흐르는' 지구촌 골목길에서 시인은 카메라로 현장을 기록했다. "무력한 시인의 무력한 사랑이었다". 그래서 시인은 카메라로 현장을 기록했다. 시와 사진은 별개가 아니었다. 폐허에서 내복도, 난방도 없이 벽돌 더미에 깔려, 혹은 포탄에 죽어가는 아이들을 영상에 담았다. 떨리는 심장을 껴안고 광야를 찍었다. 총성이 그치면 아이들과 바람 빠진 공을 차며 놀았다. 죽어가는 아이를 안고 20리 밤 길을 달려가는 어머니와 함께, 지구에서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곁에서 울고 웃었다.

   "이맘(이슬람 교단 지도자)이 될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을 만큼 아랍인들과 가족처럼 지닌 시인은 인류의 가장 가슴 아픈 지점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페허더미에서 협동하며 일어서는 강인한 생활력, 서로 나누고 보살피는 인간의 위엄,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다시 일어서는 광야의 사람들에게 저는 다만 경외를 가질 뿐입니다. 민주화 이후 우리가 잃어가는 빛나는 그 힘, 마지막 남은 종자 같은 재생의 힘 앞에서 카메라를 들기 전 저는 광야의 낙타처럼 무릎을 꿇습니다."

 시인은 '분쟁의 땅' 중동에서 샤이르 박으로 불렸다. 샤이르는 아랍어로 '시인'이란 뜻. 아이들과 한 가족이 된 시인은 이라크 전쟁 중에도 올리브 나뭇가지로도 지뢰를 용케 찾아내는 아이들 경호(?)를 받으며 전쟁터를 다녔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단편소설 1편 분량 사연이 담겼다. 그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혈족처럼 됐을 때 '지문과도 같은' 진정한 사진이 나왔다.

 식민지와 분단, 이념 갈등, 독재와 민주화 노정을 걸어온 우리와 어찌나 말이 잘 통하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가장 가슴이 아팠던 때는 사진을 가져다줬을 때 당사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였다. 중동 곳곳을 다니며 공동체를 일구고 학교를 세우며 평화활동을 해온 시인은 지금도 마치 폐허 속에서 살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저주 받은 석유는 다 가져가라'고 외치는 아랍인들의 절규가 귀에 생생하다.

 10여 년간 작업 끝에 시인은 사진전 '라 광야(La Wilderness)'전을 갖는다. 4만여 컷 중 37점을 가려내 내년 1월 7~28일 서울 저동2가 48의27 금풍빌딩 1층 갤러리M에서 전시한다. 작가와의 대화는 1월 15일(오후 8시)ㆍ17일(오후 3시)ㆍ27일(오후 8시) 전시장에서 갖는다. 문의 : 02-2277-2438. 아울러 그간 쓴 4000여 편 시 가운데 작품을 가려 내년 중 시집을 낼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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